하예라노트 홈 — 미스테리·사회·정치·경제·심리·과학·수메르·외계인·진화론·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불교·음모론·역사·철학·공산주의·중국·일론머스크 아카이브
하예라노트 하예라 노트 hayeranote 미스테리 사회 정치 경제 심리 과학 아카이브

일베의 혐오표현에 깔려있는 '한'

2026-07-09
일베의 혐오표현에 깔려있는 '한' — 조작선동, 경제돈, 권력정치
사람들은 일베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욕설, 혐오 표현, 극단적인 정치 성향을 떠올린다. 실제로 그런 표현들이 존재하고, 비판받아 마땅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 밑에는 분노보다 더 오래되고 깊은 감정이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

1. "우리는 열심히 살았는데" - 범인은?

일베 게시판을 자세히 보면 의외로 많이 등장하는 주제들이 있다. 주식, 취업, 부동산, 군대, 중소기업, 돈.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이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한국 사회에는 비교적 명확한 삶의 각본이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하고, 취직하면 결혼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다.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열심히 살아도 집을 사기 어렵고, 취업도 어렵고, 결혼은 멀어지며, 평생 일해도 노후가 불안하다. 이때 생기는 감정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우리는 분명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깊은 허탈감이다. 그리고 허탈감은 자연스럽게 범인 찾기로 이어진다.
게시판에서 정치인과 외노자를 향한 격렬한 비난이 반복되는 것은, 자신의 좌절에 책임질 대상을 찾고 싶은 마음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2. 존경받던 자리에서 조롱받는 자리로

과거 나이 든 남성에게 주어진 자리는 분명했다. 가족을 이끌고, 국가에 헌신하고, 그 대가로 어른으로서 존경받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들의 눈에 비친 지금의 세상은 다르다.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알바생이 사장을 고발하고, 어른 공경이라는 규범은 희미해지고, 존경은커녕 '틀딱', '영포티' 같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고 느낀다.

자신의 목소리가 비난받거나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순간, 일베는 그들에게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공간"이자 "우리 편이 있는 곳"이 된다.

흥미롭게도 조선 후기 문헌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예의가 없다", "풍속이 무너졌다"는 한탄이 기록되어 있다. 자신이 알던 질서가 무너진다는 감각은 시대를 초월해 반복된다.

3. 그들은 나름 평화시위를 하고 있다.

일베는 노동조합처럼 싸우지 않는다. 그 대신 그 한이 풍자, 밈, 조롱, 욕설, 과격한 언어로 변형되어 터져 나온다. 익명성은 감정을 증폭시키고, 그 결과 밖에서는 명백한 혐오로 보이는 표현이 안에서는 농담이나 밈처럼 소비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혐오 표현은 실재하는 사람들에게 실재하는 상처를 남긴다. 다만 표현 방식 뒤에 숨은 감정을 읽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 현상의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4. 그들이 진정 바라는 것

게시판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다. 국가, 법, 군대, 경제, 공정, 질서. 이를 단순히 권위주의적 성향으로 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더 강한 권위 자체를 원한다기보다, '노력하면 보상받는 예측 가능한 사회'를 바라는 마음의 뒤틀린 발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맺음말: 욕설이 아니라 그 내면을 보라

겉으로 보이는 것은 욕설과 비난이지만, 그 밑바닥에는 "우리가 믿던 세상은 어디로 갔는가"라는 뼈아픈 물음이 깔려 있다. 분노의 대상은 계속 바뀌어도, 그 밑의 상실감은 남는다.

표현만 비판하고 그 아래의 감정을 외면한다면, 이 현상은 형태만 바꿔 계속 반복될 것이다.
리센느 다음은 유니스 뜨는가?
하예라노트 관련글 하예라 노트 관련글 하예라노트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