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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나티를 추적하면 개그맨이 나온다.

2026-07-21
일루미나티를 추적하면 개그맨이 나온다.
1969년, 미국의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편집부, 케리 손리와 로버트 앤턴 윌슨은 모든 국가적 재난과 암살과 음모를 전부 일루미나티 탓으로 돌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거대한 음모를 믿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온갖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쏟아부으면, 사람들이 오히려 음모론 전체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음모론에 환장하는 세상

1975년, 장난의 주역이었던 윌슨은 로버트 셰이와 함께 소설 온갖 음모론을 뒤섞은 풍자 소설도 발간했는데 이것이 인기를 끈다.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스티브 잭슨이라는 게임 디자이너가 '일루미나티' 보드게임을 만들고, 1994년에는 카드 게임 버전인 '일루미나티: 신세계질서(INWO)'를 출시한다. 플레이어가 비밀결사가 되어 세상을 조종하는, 철저한 블랙코미디 게임이었다.

수백가지 재난이면 무조건 맞는다.

게임에는 인류가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재난 카드가 들어 있었다. 그중 '테러리스트 뉴크'라는 카드에는 쌍둥이 빌딩을 닮은 두 건물 중 하나가 폭발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2001년 9월 11일, 사람들은 이 카드를 다시 꺼내 보며 경악했다.

펜타곤을 연상시키는 카드도 있었고, 인공적으로 퍼뜨린 질병 카드도 있었다.
음모론자들은 확신했다. "스티브 잭슨은 일루미나티의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다소 허무하다.

수백 장의 카드에 인류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을 담아뒀으니, 당연히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임 개발에 참여했던 직원 블랭큰십은 이렇게 말했다. 점쟁이와 똑같다고. '내년에 중동 지도자가 죽는다'고 해두면 맞을 확률이 꽤 된다고.

어쨋든 사람들은 음모론을 미친듯이 좋아한다는 실험결과는 확실히 입증된 셈이다. 그리고 나의 상상이지만 테러리스트들이 그 카드에서 영감을 얻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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