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라노트 하예라 노트 hayeranote 미스테리 사회 정치 경제 심리 과학 아카이브

악법을 몰래 대량으로 찍어내는 미스테리

2026-08-11
악법을 몰래 대량으로 찍어내는 미스테리 — 사회, 권력정치, 사기범죄
법을 많이 만들수록, 많이 걸린다

법률이 현실의 모든 인간관계를 따라가면서 일상적인 갈등까지 형사사건으로 바뀌고 있다. 법과 규정은 해마다 늘어나고, 기존 법률의 개정에 시행령·시행규칙·고시 변경까지 더하면 국민이 알아야 할 규정의 양은 상당하다. 법이 늘어날수록 ‘나도 모르게 법을 위반할 가능성’도 커진다. CCTV를 많이 설치하면 예전에는 발견되지 않던 위반행위가 더 많이 적발되는 것과 비슷하다.

법을 알려주지 않을수록, 더 걸린다

문제는 법을 만드는 만큼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새로운 규정이 생기면 홈페이지나 관보 등에 공고한다. 하지만 ‘올려놓는 것’과 ‘국민이 알고 지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사업자는 세법·노동법·개인정보보호법·소비자보호법·안전 규정 등 수많은 법과 규정을 알아야 하지만, 모든 사업자가 법률 전문가일 수는 없다. 결국 문제가 발생한 뒤 고소를 당하고, 경찰 조사에서 “이런 것도 몰랐느냐”는 말을 듣게 된다.

예방보다 처벌이 돈이 되는 구조

사건이 불송치나 기소유예 등으로 끝나면 벌금 수입은 발생하지 않는다. 반대로 벌금형이 확정되면 국가 세입이 발생한다. 재정적인 결과만 놓고 보면 ‘불기소 증가 → 벌금 세입 감소’, ‘기소·벌금형 증가 → 벌금 세입 증가’라는 관계가 존재한다.

물론 검찰이나 경찰이 세입을 늘리려고 일부러 기소를 늘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게 주장하려면 실제 의도를 입증할 자료가 필요하다. 다만 개인의 의도와 별개로, 위반을 미리 예방하는 것보다 문제가 발생한 뒤 적발하고 처벌하는 것이 행정적으로 더 쉬운 구조라면 그 구조 자체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누군가의 악의가 아니라 이러한 제도의 설계다.

부담은 서민에게 더 무겁게 쏠린다.

영세 자영업자와 소규모 사업자는 고객·직원·거래처·임대인·플랫폼·세무·노무 등 다양한 접점을 가지고 있다. 접점이 많을수록 계약과 분쟁의 가능성도 커진다. 직장인은 회사가 법률·노무·세무 업무를 상당 부분 처리해 주지만, 소규모 사업자는 사장이 이 모든 문제를 직접 떠안아야 한다.

법을 하나 어기면 안 된다는 원칙은 당연하다. 그러나 법을 지키기 위해 별도의 전문가를 고용할 여력이 없는 사람에게 복잡한 법과 규정을 계속 늘려놓는다면, 법은 보호막이 아니라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서민이 낸 벌금·몰수금·과태료는 최근 기준 대략 4조 원 안팎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혈세로 떠나는 공무원 해외여행, 외유성 논란 확산”이라는 기사가 나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지방사업은 비리… 국민 혈세 줄줄 샌다”는 기사가 반복해서 등장한다.
하예라노트 관련글 하예라 노트 관련글 하예라노트 추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