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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착해도 지옥 간다

2026-09-22
부자는 착해도 지옥 간다 — 경제돈, 기독교
부자는 착해도 지옥 간다

모든 종교는 선하게 살면 천국 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절반만 맞다. 부자에게는 아예 안 맞을 때도 있다.
착하게 살면 되지, 많이 나누면 되지. 다들 그렇게 말하지만 부자한텐 그 계산이 안 맞는다.

첫째, 부자의 의무는 태산과 같다.

부자와 나사로를 보라. 부자는 지옥에 갔다. 사람을 죽였나, 도둑질을 했나. 아니다. 문 앞에서 굶주리는 나사로를 못 본 척했을 뿐이다.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받은 만큼의 의무를 저버려서 떨어졌다.

이유는 달란트다. 주인은 종들에게 다섯, 둘, 하나를 다르게 맡기고, 결산 때 말한다. 많이 받았으면 많이 내놔라. 남들과 같은 기준으로 심판받지 않는다. 더 무거운 자로 잰다.

큰돈은 순수한 땀만으로 쌓이지 않는다. 그 안엔 합법의 옷을 입은 갈취가 섞여 있다. 절세와 탈세 사이 줄타기, 남의 기회를 밀어낸 자리, 법의 빈틈.

둘째, 총량이 아니고 출구다.

삭개오를 보라. 예수가 그 집에 오자 그는 벌떡 일어나 재산 절반을 내놓고, 속여 뺏은 건 네 배로 갚겠다 선언한다. 그 순간 예수가 말한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왔다. 그는 부를 버린 게 아니다. 좁은 출구를 크게 터뜨린 것이다.

국가마다 사회마다 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삭게오가 만진 것은 바로 출구의 크기였다.

많이 들어오는데 찔끔 흘려보내는 자. 강물이 콸콸 밀려드는데 출구는 바늘구멍만큼 열어두고, 그 몇 방울로 "나도 흘려보낸다"며 생색내는 자. 방향은 맞다. 그러나 이건 수로가 아니다. 출구에 수도꼭지를 단 저수지일 뿐이다.

셋째, 무한한 쾌락의 비밀

성경은 육체의 음욕을 지긋지긋할 만큼 반복해서 경고한다. 이게 이상하다. 합법이고 내 돈으로 즐기는 건데 막는다. 그럼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럴 거면 뭐하러 부자가 되나.

더 이상한 건 심판의 크기다. 다른 죄는 조용히 처리되는데, 육체의 방종은 노아의 홍수로 세상을 쓸고 소돔과 고모라를 불로 태운다. 세계 멸망급이다. 그냥 싫어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싫어하시는 거다. 여기 창조의 비밀 같은 게 숨어 있는 건 아닐까.

무한한 쾌락은 두 가지를 죽인다. 밖에서는 무한한 사람들이 태워지는데 다 가져간 사람은 쾌락으로 뇌가 무뎌져, 감동이 흐려져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

결론

한 부자 청년이 예수를 찾아왔다. 계명은 다 지켰다고 했다. 예수가 말했다. 가진 것을 팔아 나눠주고 나를 따르라. 그러나 청년은 근심하며 돌아갔다.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뒷모습을 보며 예수가 말씀하셨다.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어쩌면 이 시대는 부자들의 등을 떠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금으로, 제도로, 여론으로, 나누라고 압박하는 손길이 점점 조여온다. 그러니 차라리 먼저 움직이는 편이 낫다. 떠밀려 내놓는 것과 스스로 터뜨리는 것은 액수가 같아도 결과가 다르다. 억지로 짜낸 물은 중간 어딘가로 새어 흩어지고, 제 손으로 튼 물길만이 목마른 자에게 곧장 닿는다.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 (누가복음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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