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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언론의 먹잇감이 된 제주도와 중국

2026-08-28
초조한 언론의 먹잇감이 된 제주도와 중국
언론은 지루함을 무서워한다

선관위 문제가 지루해지고 다음 먹거리가 필요하던 그때, 제주 한림읍에서 장미란 씨가 실종됐다. 담당 경찰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며 골든타임을 놓쳤고, 그녀는 104일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공권력의 부실. 그게 이 사건의 본질이다.

그런데 지금 제주도에는 이 확인된 사실 위에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잔뜩 얹혀 있다. 과거 실종·살인 사건 재소환, 무비자 논란, '중국인 배후설', 온라인 괴담. 사실과 소문이 한 덩어리로 뭉쳐 폭발하는 중이다.

커다란 공포는 섬 전체로 번진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사건 하나가 터지자 과거 사건이 소환되고, 검증 안 된 이야기가 사실처럼 달라붙는다. '중국인 배후설', '경찰 살해설', '밤에 다니면 사라지는 섬'. 근거는 없는데 조회수는 오른다.

그렇게 경찰의 문제였던 것이 제주도의 문제가 되고, 다시 특정 국가에 대한 공포로 확장된다. 책임이 엉뚱한 곳으로 이사한다. 악의가 아니다. 경쟁이 만드는 결과다. 해결보다 "다음 기사는 뭘로 조회수를 올리지?"가 더 급해지는 순간, 방향은 이미 틀어져 있다.

제주도 만신창이 만들어 조회수 버나?

공포가 퍼지면 관광객이 줄고 호텔·식당·렌터카가 타격을 입는다. 사건과 아무 상관 없는 제주도민이 함께 피해를 본다. 언론은 조회수를, 유튜버는 광고 수익을, 커뮤니티는 새 떡밥을 얻지만, 도민에게 남는 건 손님 끊긴 가게와 망가진 지역 이미지뿐이다. 오죽하면 제주도청이 "불안감을 조장하는 콘텐츠 유포를 자제해달라"고 공식 요청까지 했겠나.

중국과 싸움 붙여 조회수 버나?

범죄가 있었다면 국적과 무관하게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하면 된다. 하지만 증거 없이 사건을 특정 집단과 엮어 공포로 키우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범인을 잡는 일과 새로운 적을 만드는 일은 구분해야 한다.

몇 주 뒤 새 사건이 터지면 언론은 떠난다. 하지만 남은 사람들은 계속 그곳에서 살아야 한다. 그러니 사건은 더 철저히 파헤치되,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조회수가 빨고 간 자리에 남는 것

광우병 공포는 반미 감정과 결합해 거대한 사회 갈등으로 번졌다. 코로나 초기엔 중국발 감염병 공포가 반중 정서로 확산됐다. 일본의 역사·독도·방사능 문제도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반일 감정을 증폭시키는 소재가 됐다.

사건 하나가 개인의 잘못을 넘어 국가와 국민 전체에 대한 분노로 번지는 순간이 있다. 이번 제주 사건도 진실 규명을 넘어 반중·제주 혐오로 번진다면, 결국 누군가는 그 공포로 돈을 벌고 누군가는 그 공포에 깔려 죽는다.

그래서 방향은 둘로 나뉘어야 한다. 실종 사건은 경찰 시스템 개혁으로. 한 경찰관이 298건을 셀프 종결하는 동안 아무도 몰랐던 구조를 뜯어고치는 쪽으로. 그리고 제주는 회복의 서사로. 어떻게 다시 신뢰를 세우고 손님을 부를지를 쓰는 쪽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제주도를 열심히 때리고 정부가 대책을 전혀 안 세우는 것이다.
근데 나는 뭘 위해서 혼자 짱박혀 이런 글을 쓰나..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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