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이 땅을 잃으면 진짜로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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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이 땅을 잃으면 진짜로 배가 부르다 — 과학우주, 경제돈 ‹ ›
사돈이 땅을 잃으면 진짜로 배가 부르다 · 이미지: 하예라 미스테리 (자유 이용)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이렇게 된다. 남이 잘되면 배가 아프고, 남이 망하면 배가 부르다. 듣기 불편하지만, 실험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1. 남이 잘되면 진짜로 아프다


일본의 한 연구팀이 실험을 했다. 사람들에게 나보다 훨씬 잘나가는 사람 이야기를 읽게 하고 뇌를 찍었다. 그러자 몸이 아플 때 움직이는 뇌 부위가 반응했다. 배가 아프다는 말이 진짜였던 것이다.

특히 가까운 사람이 잘될 때 더 아프다. 모르는 사람이 부자가 되면 그러려니 하지만, 친구나 동료가 잘되면 신경 쓰인다.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잘될 때 모두가 축하해 주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은 내 성과를 깎아내리거나, 비꼬거나, 조용히 멀어진다. 자랑을 자주 할수록 이런 일은 더 많아진다.

명품과 비싼 차는 말보다 더 강한 자랑이다. 말은 한 번 하고 끝나지만, 가방과 차는 볼 때마다 자랑을 한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한 실험에서 명품 로고가 박힌 옷을 입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부탁을 더 잘 들어주고 더 좋은 대접을 받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명품이 통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사이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 사람들은 새 친구를 사귈 때 명품을 입어야 호감을 얻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상대는 평범하게 입은 사람과 더 친해지고 싶어 했다. 나는 멋있어 보이려고 했지만, 상대는 거리감을 느낀 것이다.

결국 명품과 비싼 차는 모르는 사람에게는 대접을, 가까운 사람에게는 배 아픔을 준다.

2. 남이 망하면 진짜로 배부르다


같은 일본 연구팀이 실험을 이어갔다. 잘나가던 그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읽게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맛있는 걸 먹을 때 기뻐하는 뇌 부위가 반응했다. 처음에 질투가 컸던 사람일수록 더 기뻐했다. 배가 아팠던 만큼 배가 부른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마음을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고 부른다. 독일어로 '피해'와 '기쁨'을 합친 말로, 남의 불행을 보며 느끼는 고소함을 뜻한다. 사람은 남이 무너지는 걸 보며 상대적으로 내가 괜찮다고 느끼고, 떨어진 자존감을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 뇌 실험은 이 마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눈으로 보여준 셈이다.

그래서 내가 실패를 털어놓으면 반응이 갈린다. 나를 아끼는 사람은 걱정해 준다. 하지만 나와 경쟁하던 사람은 속으로 안심할 수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남이 망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을 수 있다. 그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티를 내면 안 된다. 남의 실패를 보고 웃으면 상대는 그걸 오래 기억한다. 그리고 조용히 등을 돌린다.

3. 자기를 낮추는 자가 높아진다


독일의 한 연구가 답을 준다. 똑같이 성공한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내가 원래 잘나서"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은 "열심히 노력해서"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첫 번째 사람을 끌어내리고 싶어 했다. 두 번째 사람에게는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느꼈다.

놀랍게도 성경은 이 실험 결과를 수천 년 전에 이미 말하고 있다.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누가복음 14:11). 내가 나를 높이며 자랑하면 사람들은 질투로 나를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 반대로 내가 나를 낮추면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높여준다. 인간관계의 진리를 오래전부터 알려준 셈이다.

그러니 성공을 숨길 필요는 없다. 자랑하지 말고 담담하게 말하면 된다. 겸손은 착한 척하려고 나를 낮추는 게 아니다. 남의 질투라는 쓸데없는 적을 만들지 않고, 내가 이룬 것을 끝까지 안전하게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반대로 내가 배 아플 때도 방법이 있다. 성경은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립보서 2:3)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면, 남이 잘돼도 배 아플 일이 없고 남이 망해도 고소해할 일이 없다. 샤덴프로이데의 해독제인 셈이다.

사람을 볼 때는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내가 잘될 때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지, 내가 힘들 때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지. 그 두 가지를 다 하는 사람이 진짜 내 편이다. 반대로, 그 질투가 도를 넘어 내 발목을 잡거나 뒤에서 나를 깎아내린다면, 그때는 조용히 거리를 두는 게 맞다.
📚 출처 보기
더 읽으면 좋은 출처

본문에 나온 연구

Takahashi, H., et al. (2009). When your gain is my pain and your pain is my gain: Neural correlates of envy and schadenfreude. Science, 323(5916), 937–939.
→ 1번, 2번에 나온 일본 뇌 실험이다.
Nelissen, R. M. A., & Meijers, M. H. C. (2011). Social benefits of luxury brands as costly signals of wealth and status.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32(5), 343–355.
→ 1번에 나온 명품 로고 옷 실험이다.
Garcia, S. M., Weaver, K., & Chen, P. (2019). The status signals paradox.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0(5), 690–696.
→ 1번에 나온 "명품이 친구 사귀기에 불리하다"는 연구다.
Lange, J., & Crusius, J. (2015). The tango of two deadly sins: The social-functional relation of envy and prid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9(3), 453–472.
→ 3번에 나온 "잘나서 vs 노력해서" 연구다.

본문에 나온 성경 구절 (개역개정)

누가복음 14:11 →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낮추는 자는 높아진다.
잠언 16:18 → 교만은 패망의 선봉,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
잠언 18:12 →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
빌립보서 2:3 →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조금 어려움)

van Dijk, W. W., Ouwerkerk, J. W., Wesseling, Y. M., & van Koningsbruggen, G. M. (2011). Towards understanding pleasure at the misfortunes of others: The impact of self-evaluation threat on schadenfreude. Cognition and Emotion, 25(2), 360–368.
→ 자존감이 흔들릴 때 샤덴프로이데가 더 커진다는 연구다.
Tesser, A., & Smith, J. (1980). Some effects of task relevance and friendship on helping.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16(6), 582–590.
→ 가까운 사람일수록 질투가 커진다는 실험이다.
Solnick, S. J., & Hemenway, D. (1998). Is more always better? A survey on positional concerns. Journal of Economic Behavior & Organization, 37(3), 373–383.
→ 덜 벌어도 남보다 많이 버는 걸 고른다는 연구다.
Festinger, L. (1954). A theory of social comparison processes. Human Relations, 7(2), 117–140.
→ 사람은 남과 비교하며 산다는 이론의 시작점이다.
Smith, R. H., & Kim, S. H. (2007). Comprehending envy. Psychological Bulletin, 133(1), 46–64.
→ 질투 연구 전체를 정리한 논문이다.
Veblen, T. (1899). 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
→ '과시적 소비'라는 말을 처음 만든 고전이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Smith, R. H. (2013). The Joy of Pain: Schadenfreude and the Dark Side of Human Nature. Oxford University Press.
→ 샤덴프로이데를 쉽게 풀어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