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CBDC를 막는 법까지 추진할까?
디지털 금융을 세계에서 가장 앞장서 이끌 것 같던 미국이, 오히려 CBDC를 막는 쪽으로 돌아섰다. 연방정부가 CBDC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틀었고, 의회에서도 반CBDC 법안이 계속 추진되는 중이다.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왜 스스로 빗장을 걸까?
CBDC를 둘러싼 걱정들
먼저 CBDC가 뭔지부터. 쉽게 말하면 나라가 직접 만든 디지털 돈이다. 지금 우리가 은행 앱에서 보는 잔고 숫자랑 비슷한데, 그걸 은행이 아니라 중앙은행(나라)이 직접 보증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좋은 점은 분명하다. 송금 수수료가 싸지고, 24시간 언제든 결제되고, 외국으로 돈 보내기도 빨라진다. 통장 하나 없던 사람도 휴대폰 지갑 하나로 금융을 쓸 수 있다. 실제로 이걸 가장 멀리 밀어붙인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크게 굴러가는 디지털 돈이 됐다.
그러나 양날의 칼이다
권한이 잘못 짜이면 반정부주의자들에 대한 감시수단이 될 위험도 같이 생긴다. 국가가 국민의 돈 흐름을 전부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이게 미국 사회가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다.
뱅크런도 문제다. CBDC가 있으면 클릭 한 번으로 은행 예금을 더 안전한 나라 돈으로 순식간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때 돈이 한꺼번에 빠지면 은행이 흔들린다.
AI와 양자컴퓨터, 전쟁이 겹치면 CBDC는?
진짜 위험은 따로 있다. AI 해킹, 양자컴퓨터, 그리고 전쟁·정전.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몰려올 때다.
첫 번째, AI 해킹. AI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자물쇠를 부수는 게 아니라, 열쇠 든 사람을 속이거나 문의 허술한 틈을 빠르게 찾아내는 속도와 정확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양자컴퓨터. 이건 지금 컴퓨터로는 수백 년 걸릴 특정 계산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미래형 컴퓨터다. AI와 손 잡으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세 번째, 가장 원초적인 전쟁과 정전이다.
전기와 통신이 동시에 마비되면 끝이다. 소액결재와 서버분산 등의 대책이 있으나 장기적인 전쟁에는 한계가 있다.
나라의 돈 전체를 하나의 디지털 시스템에 크게 기댈수록, 이 세 위험이 겹쳤을 때의 충격도 커진다. 미국이 서두르지 않는 이유다.
적은 내부에 있다.
세계는 이미 이 길로 가고 있고, 안 만든다고 위협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결국 핵심은 "만드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누구 손에 쥐여주느냐"다.
한번 도입되면 전자개표기와 같이 다시는 오프라인으로 되돌릴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가 함부로 들여다보고 통제하지 못하게 법으로 촘촘히 제한하고, 그걸 감시할 독립기구와 투명한 기록을 함께 두는 것이다.
현금을 완전히 없애지 않고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익명으로 쓸 수 있는 현금이 살아 있어야, 국가가 모든 돈의 흐름을 손에 쥐는 걸 마지막으로 막을 수 있다. 아무도 믿지 마라.
CBDC를 둘러싼 걱정들
먼저 CBDC가 뭔지부터. 쉽게 말하면 나라가 직접 만든 디지털 돈이다. 지금 우리가 은행 앱에서 보는 잔고 숫자랑 비슷한데, 그걸 은행이 아니라 중앙은행(나라)이 직접 보증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좋은 점은 분명하다. 송금 수수료가 싸지고, 24시간 언제든 결제되고, 외국으로 돈 보내기도 빨라진다. 통장 하나 없던 사람도 휴대폰 지갑 하나로 금융을 쓸 수 있다. 실제로 이걸 가장 멀리 밀어붙인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크게 굴러가는 디지털 돈이 됐다.
그러나 양날의 칼이다
권한이 잘못 짜이면 반정부주의자들에 대한 감시수단이 될 위험도 같이 생긴다. 국가가 국민의 돈 흐름을 전부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이게 미국 사회가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다.
뱅크런도 문제다. CBDC가 있으면 클릭 한 번으로 은행 예금을 더 안전한 나라 돈으로 순식간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때 돈이 한꺼번에 빠지면 은행이 흔들린다.
AI와 양자컴퓨터, 전쟁이 겹치면 CBDC는?
진짜 위험은 따로 있다. AI 해킹, 양자컴퓨터, 그리고 전쟁·정전.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몰려올 때다.
첫 번째, AI 해킹. AI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자물쇠를 부수는 게 아니라, 열쇠 든 사람을 속이거나 문의 허술한 틈을 빠르게 찾아내는 속도와 정확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양자컴퓨터. 이건 지금 컴퓨터로는 수백 년 걸릴 특정 계산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미래형 컴퓨터다. AI와 손 잡으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세 번째, 가장 원초적인 전쟁과 정전이다.
전기와 통신이 동시에 마비되면 끝이다. 소액결재와 서버분산 등의 대책이 있으나 장기적인 전쟁에는 한계가 있다.
나라의 돈 전체를 하나의 디지털 시스템에 크게 기댈수록, 이 세 위험이 겹쳤을 때의 충격도 커진다. 미국이 서두르지 않는 이유다.
적은 내부에 있다.
세계는 이미 이 길로 가고 있고, 안 만든다고 위협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결국 핵심은 "만드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누구 손에 쥐여주느냐"다.
한번 도입되면 전자개표기와 같이 다시는 오프라인으로 되돌릴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가 함부로 들여다보고 통제하지 못하게 법으로 촘촘히 제한하고, 그걸 감시할 독립기구와 투명한 기록을 함께 두는 것이다.
현금을 완전히 없애지 않고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익명으로 쓸 수 있는 현금이 살아 있어야, 국가가 모든 돈의 흐름을 손에 쥐는 걸 마지막으로 막을 수 있다. 아무도 믿지 마라.
CBDC의 종류와 구조
CBDC는 크게 소매용과 도매용으로 나뉜다. 소매용(retail)은 일반 국민이 직접 쓰는 디지털 돈이고, 도매용(wholesale·기관용)은 은행끼리 결제에 쓰는 것이다. 선진국 대부분은 감시·뱅크런 부담이 적고 효율만 취할 수 있는 도매용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유럽이 소극적이라는 평가는 주로 소매용에 한한 이야기다.
CBDC는 반드시 중앙 서버 하나에 몰린 구조가 아니다. 대부분 설계는 2계층 구조를 택한다. 중앙은행은 발행과 총괄만 맡고, 실제 지갑 개설·본인확인·서비스는 상업은행이 담당한다. 즉 여러 기관과 여러 계층으로 분산해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과 한국의 현재
미국은 정부 CBDC는 막되 민간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는 오히려 키우는 노선이다. 2025년 7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법(GENIUS Act)에 서명해 발효시켰고, 같은 날 하원은 스테이블코인법·가상자산 분류법(CLARITY)·반CBDC법을 함께 통과시켰다. 국가가 쥐는 CBDC는 거부하고, 시장이 만드는 달러 코인은 장려하는 방향이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육성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중국 주도의 mBridge 등 CBDC 기반 결제망이 실용화되며 달러 중심 결제 시스템을 위협한 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BDC 논쟁은 프라이버시 문제인 동시에 달러 패권을 둘러싼 싸움이다.
한국은행은 프로젝트 한강 1차 실거래 파일럿을 마치고 2026년 3월 2단계를 발표했으며, 기관용 CBDC와 예금 토큰을 결합한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2단계에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NH농협·부산에 더해 경남은행·아이엠뱅크가 참여한다.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는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이견 등으로 약 1년째 답보 상태다.
국경 간 결제도 핵심 축이다. 중국은 상하이에 e-CNY 국제운영센터를 세우고 mBridge로 무역 결제를 넓히고 있으며, 한국은 여러 나라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BIS 프로젝트(Agorá)에 들어가 있다.
대안 —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
지금 세계 흐름은 국가 CBDC냐, 민간 스테이블코인이냐, 은행 예금토큰이냐의 삼파전이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한국은 예금토큰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서 '화폐 단일성'이 쟁점이 된다. 민간 코인이 난립하면 "1원이 어디서나 같은 1원"이라는 신뢰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다. 중앙은행들이 CBDC나 예금토큰을 미는 핵심 명분이 이것이다.
주요 쟁점
프로그래머블 머니는 양면을 가진다. 복지금·재난지원금을 목적에 맞게 정확히 지급하거나 부정수급을 막는 좋은 용도가 있는 한편, 돈의 사용처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도 함께 있다.
이자와 통화정책 수단화도 문제다. 중국은 2026년부터 e-CNY 잔액에 이자를 붙였다. CBDC에 금리를 걸 수 있게 되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더 직접 집행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마이너스 금리를 강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만들면 쓴다"는 보장이 없다. 나이지리아의 eNaira는 도입 후 사용률이 극히 저조했고, 중국 e-CNY조차 이미 자리 잡은 알리페이·위챗페이에 밀려 보급에 애를 먹고 있다.
양자컴퓨터에는 '지금 훔쳐 나중에 해독'하는 공격 방식이 있다. 공격자가 오늘 암호화된 데이터를 미리 훔쳐두었다가, 양자컴퓨터가 완성되는 미래에 해독하는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아직 없는 지금부터 암호를 바꿔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 밖에 구축·운영 비용, 에너지 소모, 그리고 시스템 전체가 한 번에 공격받는 사이버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책과 기술
프라이버시는 법과 기술을 함께 걸어야 지켜진다. 영지식증명 같은 기법으로 거래 사실은 증명하되 내용은 감추거나, 소액은 익명·고액은 실명으로 하는 계층적 익명성 설계가 대표적이다.
국제 대응은 이미 진행 중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오프라인 결제와 복원력(Project Polaris), 양자내성암호 전환 실험(Project Leap), 국가 간 연동(Project Agorá)을 실제로 연구·실험하고 있다.
CBDC는 크게 소매용과 도매용으로 나뉜다. 소매용(retail)은 일반 국민이 직접 쓰는 디지털 돈이고, 도매용(wholesale·기관용)은 은행끼리 결제에 쓰는 것이다. 선진국 대부분은 감시·뱅크런 부담이 적고 효율만 취할 수 있는 도매용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유럽이 소극적이라는 평가는 주로 소매용에 한한 이야기다.
CBDC는 반드시 중앙 서버 하나에 몰린 구조가 아니다. 대부분 설계는 2계층 구조를 택한다. 중앙은행은 발행과 총괄만 맡고, 실제 지갑 개설·본인확인·서비스는 상업은행이 담당한다. 즉 여러 기관과 여러 계층으로 분산해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국과 한국의 현재
미국은 정부 CBDC는 막되 민간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는 오히려 키우는 노선이다. 2025년 7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법(GENIUS Act)에 서명해 발효시켰고, 같은 날 하원은 스테이블코인법·가상자산 분류법(CLARITY)·반CBDC법을 함께 통과시켰다. 국가가 쥐는 CBDC는 거부하고, 시장이 만드는 달러 코인은 장려하는 방향이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육성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중국 주도의 mBridge 등 CBDC 기반 결제망이 실용화되며 달러 중심 결제 시스템을 위협한 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BDC 논쟁은 프라이버시 문제인 동시에 달러 패권을 둘러싼 싸움이다.
한국은행은 프로젝트 한강 1차 실거래 파일럿을 마치고 2026년 3월 2단계를 발표했으며, 기관용 CBDC와 예금 토큰을 결합한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2단계에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NH농협·부산에 더해 경남은행·아이엠뱅크가 참여한다.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는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이견 등으로 약 1년째 답보 상태다.
국경 간 결제도 핵심 축이다. 중국은 상하이에 e-CNY 국제운영센터를 세우고 mBridge로 무역 결제를 넓히고 있으며, 한국은 여러 나라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BIS 프로젝트(Agorá)에 들어가 있다.
대안 —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
지금 세계 흐름은 국가 CBDC냐, 민간 스테이블코인이냐, 은행 예금토큰이냐의 삼파전이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한국은 예금토큰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서 '화폐 단일성'이 쟁점이 된다. 민간 코인이 난립하면 "1원이 어디서나 같은 1원"이라는 신뢰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다. 중앙은행들이 CBDC나 예금토큰을 미는 핵심 명분이 이것이다.
주요 쟁점
프로그래머블 머니는 양면을 가진다. 복지금·재난지원금을 목적에 맞게 정확히 지급하거나 부정수급을 막는 좋은 용도가 있는 한편, 돈의 사용처를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도 함께 있다.
이자와 통화정책 수단화도 문제다. 중국은 2026년부터 e-CNY 잔액에 이자를 붙였다. CBDC에 금리를 걸 수 있게 되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더 직접 집행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마이너스 금리를 강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만들면 쓴다"는 보장이 없다. 나이지리아의 eNaira는 도입 후 사용률이 극히 저조했고, 중국 e-CNY조차 이미 자리 잡은 알리페이·위챗페이에 밀려 보급에 애를 먹고 있다.
양자컴퓨터에는 '지금 훔쳐 나중에 해독'하는 공격 방식이 있다. 공격자가 오늘 암호화된 데이터를 미리 훔쳐두었다가, 양자컴퓨터가 완성되는 미래에 해독하는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아직 없는 지금부터 암호를 바꿔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 밖에 구축·운영 비용, 에너지 소모, 그리고 시스템 전체가 한 번에 공격받는 사이버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책과 기술
프라이버시는 법과 기술을 함께 걸어야 지켜진다. 영지식증명 같은 기법으로 거래 사실은 증명하되 내용은 감추거나, 소액은 익명·고액은 실명으로 하는 계층적 익명성 설계가 대표적이다.
국제 대응은 이미 진행 중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오프라인 결제와 복원력(Project Polaris), 양자내성암호 전환 실험(Project Leap), 국가 간 연동(Project Agorá)을 실제로 연구·실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