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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박람회, 혈세낭비로 재당선되는 비밀

2026-09-11
여수박람회, 혈세낭비로 재당선되는 비밀 — 사기범죄, 권력정치, 경제돈, 사회
'여수박람회'도 전설의 '잼버리' 되나?

여수박람회는 연계사업까지 합치면 1800억원을 넘는다는 자료가 나왔다. 그런데 개막 직전 프레스데이에선 일부 외국 전시관이 전시물 없이 비어 있었고, 특수 전시구조물로 채운 공간을 두고 한 방문객은 "700억이 넘게 들어간 행사장이라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핵심은 이게 대개 죄가 아니라는 점이다. 공무원을 잡으려면 착복한 횡령이나 고의의 배임이라야 하는데, 정상 결재를 거친 지출은 "판단을 잘못했다"만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그래서 공익제보도 검찰도 닿지 않고, '부실'이 사실상 면죄부가 된다.

국비 비중이 낮으면 가장 빡센 기재부 국제행사 심사를 건너뛰고, 사업비를 쪼개면 심사 문턱 아래로 숨고, 수요예측을 부풀려도 빗나간 책임이 없다. 특정 정당이 압도하는 지역이면 의회 심사는 거수기가 된다.

대책은 있긴 있는데…

첫째, 자동 재심사제다. 처음 승인액보다 사업비가 일정 비율(가령 20%) 넘게 늘면 처음부터 다시 심사하고, 더 커지면 의회 재의결과 외부 검증을 거치게 한다. 작게 승인받아 계속 붙여 키우는 수법을 막는다.

둘째, 예측의 근거와 책임자를 공개하고, 행사가 끝나면 예측과 실제(관람객·수익·경제효과)를 의무적으로 대조해, 반복적으로 과장된 예측을 낸 기관에 다음 사업 참여 제한 같은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셋째, 기회비용을 심사에 넣는다. 행사의 타당성만 볼 게 아니라 "700억을 행사에 쓰는 게 같은 700억의 도로·의료·산업·주거사업보다 주민에게 나은가"를 함께 따지게 한다.

넷째, 다 뚫렸을 때의 최후 장치가 주민소송이다. 지자체의 재무회계상 위법한 지출을 두고 주민이 손해배상·환수를 청구하는 제도로, 주민감사청구를 먼저 거쳐야 하고 대상도 '위법한 행위'로 한정된다.

썩은 물에서 잘 크는 물고기?

그런데 이 좋은 대책들을,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다. 여기가 이 글의 진짜 미스터리다. 예산을 낭비해도 징계가 없고, 다음 선거엔 그걸 주도한 사람이 또 당선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낭비되는 돈이 풀리며 생기는 이익은 그 지역에 뭉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공사가 돌고, 용역이 나가고, 축제 기간 상권이 잠깐 돈다. 정치인은 '유치 실적'을 얻고, 관련 기관·단체는 사업을 얻는다. 반면 그 비용은 전 국민이 조금씩 나눠 진다. 이익은 두껍게 뭉치고 손해는 얇게 흩어진다. 그러니 낭비한 사람이 상을 받고, 그 상을 들고 또 나오고, 또 당선된다. 부패해서가 아니라, 판의 규칙이 그렇게 짜여 있어서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못 산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문제는 물이 맑아서가 아니라 썩어서 고기가 죽는 것이다. 무서운 건 맑은 물이 아니라, 썩은 물에서만 유독 잘 크는 물고기다.

세금은 결국 누군가의 월급에서 떼어낸 돈이다. 새벽에 일어난 사람, 야근한 사람, 장사 접고 세금계산서 끊은 사람의 시간이 거기 들어 있다. 그 살점 묻은 돈이 텅 빈 전시관과 크루즈 출장으로 사라질 때, 사라지는 건 예산 한 줄이 아니라 누군가의 아침이다. 여수가, 이 구조의 마지막 이름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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