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는 왜 주식시장을 맞히지 못하는가

·
점쟁이는 왜 주식시장을 맞히지 못하는가 — 심리학, 사회, 경제돈
점쟁이는 왜 주식시장을 맞히지 못하는가 · 이미지: 하예라노트 (자유 이용)

1. 미래를 본다면, 왜 복채를 받고 있을까


미래를 보는 점쟁이라면 내일 주가까지 맞힐 필요도 없다. 상승장인지 하락장인지, 어떤 산업이 뜰지만 남들보다 꾸준히 맞혀도 엄청난 투자 우위를 가질 수 있다. 작은 우위도 오래 반복되면 복리로 불어난다.

그런데 그런 능력이 있다면 왜 하루 종일 복채를 받고 있을까?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미래를 본다는 능력이 왜 금융시장에서 반복 가능한 성과로 나타나지 않는가? "큰 변화가 온다"는 말은 나중에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계좌 수익률은 숫자로 남는다.

2. 전문가도, 고양이도 — 짧은 적중은 증거가 아니다


심리학자 필립 테트록은 전문가 284명의 예측을 약 20년 동안 모았다. 이들의 평균 예측력은 "지금 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하는 단순한 방법보다 못한 경우도 있었다. 유명한 전문가일수록 더 정확한 것도 아니었다. 꾸준히 잘 맞히는 '슈퍼포캐스터'도 있었다. 이들은 새 정보가 들어오면 확률을 고치고, 자기 오류를 기록하고, 과신을 피했을 뿐이다.

2012년 영국 Observer의 투자 대결도 흥미롭다. 고양이 올랜도가 무작위로 고른 종목은 1년 동안 약 10.8%를 벌었다. 전문가들은 약 3.5%에 그쳤다. 그렇다고 고양이가 투자를 더 잘한다는 뜻은 아니다. 짧은 기간 몇 번 맞혔다고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점쟁이가 많으면 누군가는 우연히 연달아 맞히고, 사람들은 맞은 예언만 기억한다.

3. 주식시장은 거대한 공개 실험실이다


검증 방법은 간단하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예측 내용과 기간, 기준을 기록하고, 오래 반복하면 된다. 우연보다 꾸준히 잘 맞히고, 비용을 빼고도 시장을 이긴다면 그때 다시 볼 만하다. 그런 증거가 없다면 몇 번의 놀라운 적중만으로 '미래를 보는 능력'을 믿을 이유는 없다. 주식시장은 점쟁이에게 돈 버는 곳이기 전에, "나는 미래를 본다"는 주장을 시험하는 공개 실험실이다.

결론 — 점쟁이와 전생체험은 같은 뇌의 창작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때 점쟁이 100명을 조사했더니 적중률이 18%였다고 한다. 찍어도 반은 맞히는 확률보다 낮은 수치다.

전생체험은 "눈 감고 과거로 가보세요" 같은 유도에 뇌가 끌려가는 과정이다. 예언자는 스스로 그런 상태에 빠지는 사람이다. 그때 떠오르는 장면은 예전에 본 사극이나 뉴스, 유튜브인 경우가 많다. 뇌가 정보의 출처를 잊어버리는 '크립토므네시아' 때문에 그것을 계시로 착각하는 것이다.

뇌는 '모르는 상태'를 잘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미래라는 빈칸을 그럴듯한 이야기로 채우는 '작화증'을 일으키고, 거기서 가짜 확신이 생긴다. 그러다 하나라도 맞으면 "동쪽에서 귀인이 온다" 같은 모호한 말을 결과에 끼워 맞춘다. 측두엽이 자극되면 시공간이 뒤틀리고 영적인 존재를 느끼는 환각이 생기기도 한다. 이것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오작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