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 애인은 배신한 것이 아니다
이상하다. 내가 "쓰레기"라 손절한 사람이, 다른 곳에서는 세상 다정한 친구로 살아간다. 내가 "천사"라 믿는 사람이, 어딘가에서는 최악으로 찍혀 있다. 같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갈리는가.
하나. 내 눈에는 이미 콩깍지가 껴 있다
영국 런던대의 세미르 제키 교수가 MRI로 뇌를 들여다봤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는 순간, 뇌에서 판단하고 의심하는 스위치가 그냥 꺼져버린다. 같은 대학의 바르텔스 교수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때 단점을 잡아내는 부위까지 멈춘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그래서 상대가 아무리 허점투성이여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것이 그 유명한 콩깍지다. 좋게 보기로 마음먹으면 뇌가 알아서 좋은 것만 편집해 보여주고, 한번 "저 사람은 별로"라고 도장을 찍으면 그가 무엇을 해도 별로로 보인다. 결국 그 사람이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내 뇌가 붓을 들고 색칠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둘. 전 애인은 변한 것이 아니다
처음엔 세상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헤어질 무렵엔 "내가 저런 사람을 왜 만났나" 싶은 원수가 되어 있었다. 냉정하게 물어보자. 그 사람이 몇 달 만에 인간이 통째로 뒤집힌 것일까. 아니다. 사람은 그렇게 바뀌지 않는다.
순서는 이렇다. 처음엔 콩깍지가 씌어 내가 환하게 웃으며 잘해주니, 상대도 웃으며 잘해준 것이다. 시간이 지나 콩깍지가 벗겨지고 내가 째려보며 날을 세우니, 상대도 방어하느라 차가워진 것이다. 그 차가움은 내가 끌어낸 것이다. 처음의 그 다정함을 내가 끌어냈던 것과 똑같이.
증거가 있다. 1977년, 스나이더라는 학자가 남자들에게 낯선 여성과 전화 통화를 시켰다. 통화 전 여성의 사진을 슬쩍 보여줬는데, 한쪽엔 매력적인 사진을, 한쪽엔 평범한 사진을 붙였다. 그런데 그 사진은 전부 가짜였고, 여성은 자신이 어떤 사진으로 소개됐는지 전혀 몰랐다. 결과는 소름이 돋는다. 상대가 매력적이라 믿은 남자들은 목소리부터 다정해졌고, 그러자 그 여성들이 실제로 더 밝고 따뜻하게 반응했다. 남자의 착각 하나가, 아무것도 모르는 여성의 행동을 바꿔버린 것이다.
주변에 원수가 널렸다고 느껴진다면, 그들을 뜯어고칠 생각을 하기 전에 거울부터 보아야 한다. 그편이 훨씬 빠르고, 훨씬 정확하다.
셋. 바로 내가 범인이다.
"왜 내 곁엔 멀쩡한 사람이 없는가." 이 질문 자체가 틀렸다. 던져야 할 질문은 "나는 남들에게 어떤 사람인가"이다. 먼저 웃고 먼저 믿어주는 사람 곁엔 좋은 이들이 모여 가장 좋은 모습을 꺼내 보이고, 늘 재고 의심하고 시험하는 사람 곁엔 좋은 이마저 뻣뻣하게 굳어 결국 나쁜 관계만 남는다. 그러고는 세상을 탓한다.
하지만 "모두 내 탓"도 아니다.
세상엔 아무리 퍼줘도 나를 등쳐먹는 양아치 분명히 있다. 그런 사람에게 "내가 조금만 더 잘하면 바뀌겠지" 하며 매달리는 것은, 오늘 배운 것을 정반대로 쓰는 것이다. 그것은 착한 것이 아니라 이용당하는 것이다.
나쁜 사람을 잘라내는 것 또한 내가 만드는 관계다. 무작정 착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라, 내 인간관계의 책임자가 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고용도 해고도 내가 하는 것이다.
하나. 내 눈에는 이미 콩깍지가 껴 있다
영국 런던대의 세미르 제키 교수가 MRI로 뇌를 들여다봤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는 순간, 뇌에서 판단하고 의심하는 스위치가 그냥 꺼져버린다. 같은 대학의 바르텔스 교수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때 단점을 잡아내는 부위까지 멈춘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그래서 상대가 아무리 허점투성이여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것이 그 유명한 콩깍지다. 좋게 보기로 마음먹으면 뇌가 알아서 좋은 것만 편집해 보여주고, 한번 "저 사람은 별로"라고 도장을 찍으면 그가 무엇을 해도 별로로 보인다. 결국 그 사람이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내 뇌가 붓을 들고 색칠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둘. 전 애인은 변한 것이 아니다
처음엔 세상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헤어질 무렵엔 "내가 저런 사람을 왜 만났나" 싶은 원수가 되어 있었다. 냉정하게 물어보자. 그 사람이 몇 달 만에 인간이 통째로 뒤집힌 것일까. 아니다. 사람은 그렇게 바뀌지 않는다.
순서는 이렇다. 처음엔 콩깍지가 씌어 내가 환하게 웃으며 잘해주니, 상대도 웃으며 잘해준 것이다. 시간이 지나 콩깍지가 벗겨지고 내가 째려보며 날을 세우니, 상대도 방어하느라 차가워진 것이다. 그 차가움은 내가 끌어낸 것이다. 처음의 그 다정함을 내가 끌어냈던 것과 똑같이.
증거가 있다. 1977년, 스나이더라는 학자가 남자들에게 낯선 여성과 전화 통화를 시켰다. 통화 전 여성의 사진을 슬쩍 보여줬는데, 한쪽엔 매력적인 사진을, 한쪽엔 평범한 사진을 붙였다. 그런데 그 사진은 전부 가짜였고, 여성은 자신이 어떤 사진으로 소개됐는지 전혀 몰랐다. 결과는 소름이 돋는다. 상대가 매력적이라 믿은 남자들은 목소리부터 다정해졌고, 그러자 그 여성들이 실제로 더 밝고 따뜻하게 반응했다. 남자의 착각 하나가, 아무것도 모르는 여성의 행동을 바꿔버린 것이다.
주변에 원수가 널렸다고 느껴진다면, 그들을 뜯어고칠 생각을 하기 전에 거울부터 보아야 한다. 그편이 훨씬 빠르고, 훨씬 정확하다.
셋. 바로 내가 범인이다.
"왜 내 곁엔 멀쩡한 사람이 없는가." 이 질문 자체가 틀렸다. 던져야 할 질문은 "나는 남들에게 어떤 사람인가"이다. 먼저 웃고 먼저 믿어주는 사람 곁엔 좋은 이들이 모여 가장 좋은 모습을 꺼내 보이고, 늘 재고 의심하고 시험하는 사람 곁엔 좋은 이마저 뻣뻣하게 굳어 결국 나쁜 관계만 남는다. 그러고는 세상을 탓한다.
하지만 "모두 내 탓"도 아니다.
세상엔 아무리 퍼줘도 나를 등쳐먹는 양아치 분명히 있다. 그런 사람에게 "내가 조금만 더 잘하면 바뀌겠지" 하며 매달리는 것은, 오늘 배운 것을 정반대로 쓰는 것이다. 그것은 착한 것이 아니라 이용당하는 것이다.
나쁜 사람을 잘라내는 것 또한 내가 만드는 관계다. 무작정 착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라, 내 인간관계의 책임자가 나라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고용도 해고도 내가 하는 것이다.
1. 사랑에 빠지면 판단력이 멈춘다 — 세미르 제키 (영국 UCL)
MRI로 뇌를 관찰한 결과, 누군가에게 강한 호감을 느끼는 순간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활동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어 비판하고 의심하는 기능이 약해진다. 상대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2. 콩깍지는 실재한다 — 안드레아스 바르텔스 (영국 UCL)
호감을 느낄 때 비판적 사고와 부정적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 뒤쪽 영역이 비활성화된다. 그 결과 상대에게 결점이 있어도 관대해져 잘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콩깍지가 씐다"는 표현이 신경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셈이다.
3. 기대가 상대의 실제 행동을 바꾼다 (피그말리온 효과) — 로버트 로젠탈 (1964, 미국)
한 초등학교에서 무작위로 뽑은 학생 명단을 교사에게 건네며 "앞으로 성적이 크게 오를 아이들"이라 알려주었다. 근거 없는 명단이었으나, 몇 달 뒤 해당 학생들의 성적이 실제로 향상되었다. 교사의 기대가 태도로 이어지고, 그 태도가 학생을 변화시킨 결과다.
4. 첫인상이 상대를 그렇게 만든다 (자기충족적 예언) — 스나이더·탱키·버샤이드 (1977, 미국)
남성 참가자에게 낯선 여성과 전화 통화를 시키며, 통화 전 매력적인 사진 또는 평범한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은 무작위로 배정된 가짜였고, 여성은 자신이 어떻게 소개됐는지 알지 못했다. 상대가 매력적이라 믿은 남성일수록 더 다정하고 사교적으로 대화했으며, 그 결과 여성들도 실제로 더 따뜻하고 밝게 반응했다. 한 사람의 기대가 상대의 행동을 실제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준 고전적 실험이다.
5. 사랑과 이별의 뇌는 중독과 닮았다 — 알토대학교 연구팀 (핀란드)
fMRI 분석 결과,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 활동은 마약 중독자의 뇌 활동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특히 도파민 보상 체계가 활성화되는 양상이 거의 일치했다. 또한 이별 후 겪는 고통의 메커니즘은 중독자의 금단 현상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6. 흥분을 사랑으로 착각한다 (흔들다리 효과) — 더튼·아론 (카필라노 다리 실험, 캐나다)
불안정한 흔들다리와 안정된 다리에서 각각 남성들에게 매력적인 여성이 설문을 요청했다. 이후 그 여성에게 연락한 비율은 흔들다리 쪽 남성이 안정된 다리 쪽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다리 때문에 생긴 심장 두근거림을 상대에 대한 이끌림으로 착각한 것으로, 신체적 흥분이 감정으로 오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MRI로 뇌를 관찰한 결과, 누군가에게 강한 호감을 느끼는 순간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활동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어 비판하고 의심하는 기능이 약해진다. 상대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2. 콩깍지는 실재한다 — 안드레아스 바르텔스 (영국 UCL)
호감을 느낄 때 비판적 사고와 부정적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 뒤쪽 영역이 비활성화된다. 그 결과 상대에게 결점이 있어도 관대해져 잘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콩깍지가 씐다"는 표현이 신경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셈이다.
3. 기대가 상대의 실제 행동을 바꾼다 (피그말리온 효과) — 로버트 로젠탈 (1964, 미국)
한 초등학교에서 무작위로 뽑은 학생 명단을 교사에게 건네며 "앞으로 성적이 크게 오를 아이들"이라 알려주었다. 근거 없는 명단이었으나, 몇 달 뒤 해당 학생들의 성적이 실제로 향상되었다. 교사의 기대가 태도로 이어지고, 그 태도가 학생을 변화시킨 결과다.
4. 첫인상이 상대를 그렇게 만든다 (자기충족적 예언) — 스나이더·탱키·버샤이드 (1977, 미국)
남성 참가자에게 낯선 여성과 전화 통화를 시키며, 통화 전 매력적인 사진 또는 평범한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은 무작위로 배정된 가짜였고, 여성은 자신이 어떻게 소개됐는지 알지 못했다. 상대가 매력적이라 믿은 남성일수록 더 다정하고 사교적으로 대화했으며, 그 결과 여성들도 실제로 더 따뜻하고 밝게 반응했다. 한 사람의 기대가 상대의 행동을 실제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준 고전적 실험이다.
5. 사랑과 이별의 뇌는 중독과 닮았다 — 알토대학교 연구팀 (핀란드)
fMRI 분석 결과, 사랑에 빠진 사람의 뇌 활동은 마약 중독자의 뇌 활동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특히 도파민 보상 체계가 활성화되는 양상이 거의 일치했다. 또한 이별 후 겪는 고통의 메커니즘은 중독자의 금단 현상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6. 흥분을 사랑으로 착각한다 (흔들다리 효과) — 더튼·아론 (카필라노 다리 실험, 캐나다)
불안정한 흔들다리와 안정된 다리에서 각각 남성들에게 매력적인 여성이 설문을 요청했다. 이후 그 여성에게 연락한 비율은 흔들다리 쪽 남성이 안정된 다리 쪽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다리 때문에 생긴 심장 두근거림을 상대에 대한 이끌림으로 착각한 것으로, 신체적 흥분이 감정으로 오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