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망한게 아니고, 리모델링 중입니다

·
인생 망한게 아니고, 리모델링 중입니다 — 심리학, 기독교
인생 망한게 아니고, 리모델링 중입니다 · 이미지: 하예라노트 (자유 이용)
인생이 한순간에 내려앉는 날이 있다. 가출, 퇴사, 폐업, 질병, 이혼. 이름은 달라도 무너지는 소리는 똑같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손에 쥔 게 없다. 통장은 깨끗하고 대출 내역은 빼곡하다. 그러면 사람은 자기 인생에 팻말을 건다. "망했다."

그런데 건물이 무너지는 것과 헐리는 것은 다르다. 무너진 자리에는 폐허가 남고, 헐린 자리에서는 공사가 시작된다. 겉으로는 둘 다 먼지가 날리고 잔해가 쌓인다. 차이는 그 현장에 설계도가 있느냐다.

하나님이 예레미야에게 맡기신 일은 이랬다. "뽑고 파괴하며 파멸하고 넘어뜨리며 건설하고 심게 하였느니라."(렘 1:10) 허무는 말이 넷, 세우는 말이 둘이다. 그런데 문장은 세우는 데서 끝난다. 하나님의 철거는 언제나 건축으로 끝나는 문장이다.

첫째, 삶의 구조부터 재건축하십니다


이스라엘은 사십 년 동안 아침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만나를 주워 먹었다. 그러다 가나안 땅의 곡식을 처음 먹은 다음 날, 만나가 그쳤다(수 5:12). 예고도 없었다.

이건 벌이 아니라 졸업이었다. 받아먹던 삶에서 땅을 밟고 일구는 삶으로, 하나님이 인생의 틀 자체를 바꾸신 것이다.

같은 땅을 보고도 반응은 갈렸다. 열 명의 정탐꾼은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민 13:33)라며 주저앉았고, 백성은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울었다. 채찍 맞던 시절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그때 갈렙은 말했다. "능히 이기리라."(민 13:30)

우리도 무너진 회사와 관계와 건강을 붙잡고 "예전으로만 돌려 주세요" 하고 기도한다. 하지만 새 포도주는 낡은 부대에 담기지 않는다(마 9:17). 벽지만 새로 바르는 리모델링으로는 하나님이 준비하신 다음 시대를 담을 수 없다. 기초부터 다시 놓는 재건축이어야 한다. 만나가 그쳤다면 그건 새 땅에 들어섰다는 신호다.

둘째, 믿음의 재료로 재건축하십니다


다시 지으려면 재료가 있어야 하는데, 무너진 사람 손에는 남은 게 없다.

빈 들에 장정만 오천 명이 모였을 때 제자들 손에 있던 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였다. 제자들은 계산부터 했다.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사옵나이까." 예수님은 계산 대신 명령하셨다. "이 사람들로 앉게 하라." 그리고 다 먹고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였다. 재료가 모자랐던 게 아니라 남아돌았다.

엘리사를 찾아온 과부도 그랬다. 빚쟁이가 두 아들을 종으로 끌고 가겠다는데 집에 남은 건 기름 한 그릇뿐이었다. 엘리사는 빈 그릇을 빌리되 조금 빌리지 말라고 했다. 기름은 흘러넘쳤다. 그런데 반전은 마지막에 있다. "다른 그릇이 없나이다 하니 기름이 그쳤더라."(왕하 4:6)

기름이 바닥나서 멈춘 게 아니었다. 그릇이 바닥나서 멈췄다. 하나님의 공급에는 끝이 없다. 끝은 내가 내민 그릇의 개수다.

현실의 눈으로 보면 가진 게 없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미래는 이미 차 있다. 하나님은 "없는 것을 있는 것 같이 부르시는 이"(롬 4:17)다. 인생 재건축의 재료는 통장 잔고가 아니라 믿음이다.

셋째, 인생의 용도까지 재건축하십니다


벤츠를 사서 마당에 세워 두고 닭장으로 쓰는 사람이 있다고 해 보자. 쓸 수는 있다. 비도 막아 주고 바람도 막아 주고 문도 잠긴다. 하지만 그걸 보고 차를 참 잘 쓴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쓰고는 있지만 목적대로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도 그렇다. 열심히 살았다고, 돈을 벌었다고, 남보다 앞섰다고 목적대로 산 건 아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인생을 내 욕심 가둬 두는 닭장으로 쓰고 있을 수도 있다.

바울은 우리 몸이 성령의 전이라며 이렇게 덧붙인다.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고전 6:19-20) 폐허 위에 다시 세운 건물이 성전이 되고, 등기부등본에 적힌 주인의 이름이 바뀐다.

주인이 바뀌면 질문도 바뀐다. "어떻게 하면 내가 잘살까?"에서 "하나님, 남은 인생을 어디에 쓰시겠습니까?"로. 돈은 목적에서 사명의 도구가 되고, 건강은 행복의 조건에서 섬김의 도구가 된다.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이 아시면 그걸로 충분해진다.

"리모델링 중입니다. 시공자: 하나님."


그러니 지금 인생이 공사판 같다면 너무 일찍 "망했다"는 팻말을 걸지 마라. 그 자리에 붙일 말은 따로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에서 해고된 게 내 인생에 일어난 최고의 일이었다"